[기고] 순간의 편리, 사라진 미래

  • 등록 2025.10.29 17: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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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숭의지구대 이건희 경장이 전하는 교통안전의 경고
“단 몇 분의 편리함이 평생의 슬픔이 되지 않길”

 

[기고]

2023년, 인천 주안동에서 큰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등학생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던 중, 버스와 충돌해 어린 나이에 신체장애를 갖게 되었으며 제게도 깊게 각인된 큰 사건입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으로서, 아이의 부상을 직접 확인한 그 순간은 지금도 잊혀 지지가 않습니다. 현장을 정리하며 문득 그 학생의 미래를 떠올리자, 마치 제 아이가 다친 것처럼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2024년,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교통 사망사고는 총 13건. 이 중 7건이 숭의지구대 관할 내에서 발생했습니다. 전체의 과반수를 넘는 수치였고, 이는 우리 경찰관들에게 깊은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5년부터 숭의지구대는 교통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종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운전자단속, 보행자단속, 사고다발지점에 예측순찰, 홍보 현수막 설치 등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해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속 현장에서 늘 시야를 스치듯 지나가던 존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전동킥보드’입니다. 헬멧 미착용을 시작으로 킥보드 단속을 시작하였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단속 킥보드 약 5대 중 1대는 무면허 운전이었으며, 대부분 미성년자였습니다. 헬멧 미착용은 물론 2인 이상 탑승 등 안전수칙 위반도 빈번했습니다.

 

그 순간, 주안동의 킥보드 사고가 머릿속을 스치듯 떠올랐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또다시 누군가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했습니다.

그래서 사고를 예방하고자 관내를 더 순찰하며 단속보다는 킥보드에 대한 위험성을 홍보하고 현장에서 수차례 계도를 하였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글이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를 둔 부모님, 보호자 여러분께서는 꼭 읽어주시리라 믿습니다.

 

단 몇 분의 편리함을 위해 자녀가 성인이 되어 빛을 보기도 전에 그 기회를 잃게 하고 싶으십니까?

 

세상 어디에도 그럴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로서, 보호자로서, 그리고 경찰관으로서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몇 분쯤 늦을 수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순간의 편리함이 평생의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 숭의동, 용현동, 주안동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인천미추홀경찰서

 

                              숭의지구대 경장 이건희

 

 

조종현 기자 maeilnewstv0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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