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경선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 정당은 ‘공정 경선’을 외치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의 공천 과정을 들여다보면, 과연 ‘공정’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인천시당은 고남석 위원장 체제 아래 공정한 경선을 약속했다. 1차 서류심사를 통해 경선 후보자들을 확정했다고 밝혔지만, 그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경선 후보자들 가운데 각종 전과 이력이 있는 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 기준 자체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전과 이력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비율’과 ‘기준’이다.
공직 후보자라면 최소한의 도덕성과 책임성이 요구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사기, 공갈, 공문서 위조 관련 범죄 등 중대한 전과 이력을 가진 인물들까지 경선 무대에 올린 것은, 사실상 검증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아무런 불이익 없이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평범하게 법을 지키며 살아온 후보와, 법을 어긴 전력이 있는 후보가 아무런 차이 없이 경쟁하는 구조를 과연 ‘공정’이라 부를 수 있는가?
정치는 책임의 영역이다. 주민의 세금과 행정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일반 사회보다 더 높고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도덕성 기준조차 느슨하게 적용된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신뢰해야 하는가?
더 나아가 이러한 공천 구조는 잘못된 메시지를 사회에 던진다. “전과가 있어도 정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신호를 주는 순간, 공직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2차·3차 경선 과정에서라도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전과 이력에 따른 감점 적용, 또는 일정 수준 이상의 범죄 이력에 대한 엄격한 배제 기준 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야만 ‘공정 경선’이라는 말이 공허한 구호가 아닌 실제 원칙으로 작동할 수 있다.
공천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정당이 유권자에게 내놓는 ‘최초의 검증 결과’다. 그 검증이 무너지면, 선거는 시작도 하기 전에 신뢰를 잃는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공정을 말하기 전에, 공정한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인천시 당 고위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공천 심사 논란과 관련해 “시·도당 위원장은 공천관리 위원회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세부 심사 과정은 알기 어렵다”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중앙당 지침상 전과자는 원천 배제 대상과 정밀 심사 대상으로 구분되며, 현행 기준에서는 원천적인 배제는 아닌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과의 시기나 경중에 따라 원천 배제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공관위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해구청장에 출마하는 K 경선 후보 공문서 위조 전과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엄격한 기준 아래 억울한 사례가 없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며, 최종 판단은 경선에서 당원과 시민의 선택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보라면 이후 평가는 전적으로 당원 판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상 별도의 감점이나 추가 조정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경선에 돌입하면 각종 가감산 요소를 배제 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였다.
공문서 위조 전과자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경우 본선 경쟁력 약화와 지역 이미지 훼손 우려가 크다고 주민들의 걱정이 매우 크다는 질문에는 “그런 우려가 없었겠느냐”면서도, “당의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전과 관련 기준 역시 명확하다. 결국 선택은 당원과 시민의 몫”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심사는 어디까지나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따른 것일 뿐, 특정 후보를 위한 예외나 편의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책임의 무게를 당원 판단에 전가하는 발언으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