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한 사람이 하나의 우주이다

  • 등록 2026.04.15 12: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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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하나의 우주이다

 

     권영심

 

지금까지 정말 많은 봉사 수혜자들, 대상자들을 여러 곳에서 만났다. 나는 나쁜 성질이 여러가지 있는 사람이지만 그나마 아버지의 언행으로 인해 그 누구든지 무시하지 않는, 마음 하나는 옳게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나의 일생을 관통하는 힘이다.

 

노년에게, 나이듬에 대해 더욱 친절해야 하는 것을 알기에 봉사 현장에서의 나의 행동은 좀 튀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인사하고 웃고 잠시라도 말 들어주고 필요한 순간에 즉각 손을 뻗어 잡아 준다. 손 잡아주는 것의 귀함을 누구보다 알기에.

 

겨울의 복지관에서 밥봉사를 할 때, 밍크코트를 입고 오는 할머니 에게 진심으로 감탄하면서, "세상에! 정말 멋쟁이시네요. 정말 부잣집 마나님 이셨네요. 이런 밍크코트 요즘엔 못 만들어요!!."

 

이런 찬사에 할머니의 얼굴은 웃음으로 가득해진다. 밥 얻어 먹으러 오면서 밍크를 입고 왔다고 입을 삐죽이는 봉사자에게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막아 버린다.

 

어느 누구도 그녀의 밍크코트에 질시의 눈빛을 보내선 안 된다.
한 끼의 밥을 복지관에서 해결 하면서도 제일 좋은 옷을 차려입고 식사를 대하는 그 마음의 존귀함을 몰라준다면 우리는 인생을 헛 살았다.

 

나이테처럼 쌓인 시간의 길이를 떠나서 어떤 황금의 시간이 누구에게나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서도 그런 것을 볼줄 알아야 한다. 나는 그래야 하는 것 이라고 알고 살아왔고 삶의 어느 순간에서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더 나이들어가면서 나를 앞서가는 노년들에게서 그들만의 우주를 본다. 어떤 삶을 살아 왔어도 그들이 자신만의 우주를 이루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좁은 임대 주택에서, 작은 곁방에서 이제 돌아갈 곳을 바라보는 고독한 이들을 나는 말할 수 없는 경이로움으로 바라본다. 그들의 젊은 시절, 자식과 부모의 시간은 누구보다도 고되었고 힘들었다.

 

그 참혹하도록 힘든 시간을 견디며 살아내며 오늘에 이르러, 비록 한 끼의 밥을 밥을 타인에게 의지 하더라도 그들은 삶을 이루었다.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견디어 내고 이긴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이루어내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우리는 잘 모르고 흔히 무시한다. 정치인,기업가, 우승 운동선수, 성공한 명성 높은 예술가들의 삶만이 위대하다고 칭송 하지만, 그 또한 자신들의 삶을 잘 이루었을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인류의 0.0000%도 안 되었다. 그 외의 삶들은 대부분 처절했고, 억울했고 비참했고 온갖 질시와 모욕 속에서 살기도 했다. 길거리의 돌멩이 하나와 같은 삶이라고 비아냥거려도 할 말이 없는 수 많은 고욕의 삶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삶들이 등뼈가 되고, 혈관이 되고 힘줄이 되어 인류 사를 지켜 왔음을 우리들은 알아야만 한다. 그런 삶들이 자신의 생을 포기하고 스스로 허물었다면 인류는 벌써 멸종했다.

 

금은 언제나 빛나고 변하지 않지만, 누구나 정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빛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 합금 이거나, 도금 이거나 누구나 자신들만의 빛의 순간으로 살아왔음을 우리는 알아 주어야만 한다.

 

포기하지 않고 끝내 천운에 순응하며 자신의 삶을 이루어낸 모든 사람들... 오늘 우리들의 곁에 있는 노인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 다. 비루하고 옹색해보이며 부끄러운가? 그러나 그 남루가 바로 한강토의 삶을 지켜왔고 업어 왔음을 부디 잊지 말자.

조종현 기자 maeilnewstv0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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