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뉴스ㅣ인천=조종현 기자】 복싱 경기 중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선수 부상과 뇌진탕 사고를 줄이기 위한 스마트 안전장비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오랜 기간 복싱 선수로 활동하며 현장을 경험한 개발자가 직접 나서, 선수의 머리에 가해지는 위험 수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스마트 헤드기어’ 개발에 성공하며 복싱 안전문화 개선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개발자는 중학교 시절부터 복싱에 입문해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며 우승과 준우승을 경험했고, 이후 프로 라이선스까지 취득할 정도로 오랜 시간 복싱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복싱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운동 아니냐”, “머리 다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했고,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대통령배 복싱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경기 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고는 개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선수는 경기 시작 후 3분도 채 되지 않은 2라운드에서 쓰러졌으며, 두꺼운 글러브와 정식 시합용 헤드기어를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자는 “기존 보호장비가 얼굴 골절이나 출혈 같은 1차 충격은 막아주지만, 뇌 손상을 유발하는 회전가속도까지는 막아내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사고를 공학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헤드기어는 가속도 센서를 장착해 선수의 머리에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충격과 회전가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측정된 수치가 위험 기준에 도달할 경우 즉시 알림을 보내 경기 중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정확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헤드기어와 착용자의 두개골이 최대한 밀착되는 지점을 분석했으며, 스텝 이동이나 링 줄 접촉 등 경기 중 발생하는 불필요한 움직임은 필터링해 실제 위험 충격 데이터만 추출할 수 있도록 기술을 구현했다.
사용 편의성과 실전 활용도 역시 고려됐다. 개발자는 다양한 프로토타입을 직접 착용한 뒤 수차례 스파링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기능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선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향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특히 체급·나이·성별에 따라 위험 수치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해 하나의 제품을 여러 사용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현재 개발팀은 제품 상용화를 위해 복싱협회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시연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기술성과 안전성을 검증받고 있다고 전했다.
개발자는 “복싱이 무조건 위험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넘어, 보다 안전한 환경 속에서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기술이 선수 생명을 보호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스마트 복싱 헤드기어 개발에는 Incheon National University 재학생들이 참여했다. 개발팀은 안순호(29·4학년), 최재영(27·4학년), 윤석권(25·4학년), 이진석(24·석사과정 1학년) 등으로 구성됐으며, 오랜 복싱 경험과 공학적 기술을 접목해 선수 안전을 위한 장비 개발에 힘을 모았다.
개발 및 테스트는 인천시 연수구 독배로 35 IF빌딩에 위치한 옥런복싱 에서 진행됐으며, 실제 스파링과 현장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실효성과 착용감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