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ㅣ인천=이기신 기자】 6·3 지방선거의 서막을 연 인천지역 사전투표가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인 21.62%를 기록하며 선거 막판 민심 향방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유권자들의 투표 편의성 제고와 치열해진 선거 경쟁이 맞물리면서 투표소를 찾는 발길이 대거 이어진 결과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인천은 전체 선거인 266만 3,459명 가운데 57만 5,729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지난 제8회 지방선거 사전 투표율인 20.08%보다 1.5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인천 지방선거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인천의 사전투표 참여율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제6회 지방선거 당시 11.33%에 머물렀던 사전투표율은 제7회 17.58%, 제8회 20.08%에 이어 이번에 21.62%까지 치솟으며 제도 도입 초기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사전투표가 본투표를 대체하는 핵심적인 투표 방식으로 유권자들 사이에 완전히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군·구별 투표 양상을 살펴보면 도서 지역의 강세와 원도심 간의 편차가 명확히 드러났다. 인천 내에서 가장 뜨거운 투표 열기를 보인 곳은 옹진군으로 34.60%라는 압도적인 참여율을 기록했다. 강화군 역시 33.05%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두 도서 지역 모두 유권자 3명 중 1명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강력한 투표 의지를 분출했다.
이어 신설 구인 제물포구가 23.57%로 비교적 높은 참여율을 나타냈고, 연수구(21.92%)와 또 다른 신설 구인 검단구(21.70%)도 인천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미추홀구는 20.26%로 인천 내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서구(20.71%)와 남동구(20.94%), 영종구(21.00%), 계양구(21.33%), 부평구(21.54%) 등 6개 지역은 인천 전체 평균치인 21.62%의 벽을 넘지 못해 뚜렷한 지역별 온도 차를 보였다. 다만 최저치를 기록한 미추홀구를 비롯해 과거 20%를 밑돌던 지역들까지 모두 20% 안팎의 안정적인 참여율을 보이며 전반적인 투표 열기는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 자체로는 기록적인 수치를 경신했으나, 전국적인 흐름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인천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인 23.51%보다 1.89%포인트 낮게 집계됐다.
전국 순위에서도 하락세가 관측됐다.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인천은 전국 17개 시도 중 11번째를 기록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행정구역이 통합된 광주·전남을 포함한 16개 시도 중 13위에 그쳤다. 지난 선거에서 인천보다 투표율이 낮았던 울산(22.46%)과 대전(22.53%) 등이 이번에 인천을 추월하면서 전국 평균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는 인천 지역만의 특수성이나 정책적 이슈가 유권자들을 전국 수준만큼 강하게 자극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며, 향후 정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처럼 높아진 사전투표율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캠프는 제각기 자신들에게 유리한 신호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 캠프는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라는 주권자들의 강력한 신호"라며 "인천의 지방 권력을 교체해 정책적 효능감을 누리고자 하는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투영된 결과로, 본투표에서도 냉정하게 심판해 주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반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캠프는 "두 차례의 TV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이 상대 후보의 부족함을 확인했고, '인물 중심'의 선거로 옮겨가야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비교적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도서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크게 오른 만큼 막판 보수 결집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상반된 분석을 내놨다.
정치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의 상승이 반드시 최종 투표율의 기록적인 증가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투표일 분산에 따른 편의성 증대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 투표율의 본질적인 상승인지는 6월 3일 본투표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는 신중론이다. 실제로 제8회 지방선거 당시에도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최종 투표율은 제7회(55.3%)보다 대폭 하락한 48.9%에 그친 전례가 있다.
결국 인천시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각 후보 진영은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78%대 유권자들의 표심을 본투표 당일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올 수 있느냐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전투표 결과가 본투표의 흥행을 이끄는 가늠자가 되어 인천의 최종 투표율이 다시 50% 선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