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ㅣ대전=이기신 기자】 1일 오전 대형 추진기관과 전술지대지 체계 등을 개발 및 생산하는 대전 유성구 외삼동 소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다.
해당 사업장은 과거에도 유사한 폭발 사고가 잇따랐던 곳으로, 이번 사고로 인해 또다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9분쯤 공장 내에서 폭발음과 함께 많은 연기가 난다는 119 신고가 30여 건 접수됐다.
사고가 발생한 대전사업장은 항공·방산·우주산업 관련 시설과 장비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핵심 시설이다. 이곳의 주요 업무는 로켓이나 우주발사체를 목표 지점까지 날아가게 만드는 대형 추진기관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일이다.
추진기관 내부에는 폭발력을 가진 고에너지 화학 물질인 추진제를 가득 채워야 하므로 공정 자체가 고도의 위험을 수반한다. 특히 추진제는 마찰이나 정전기만으로도 대형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취급이 극도로 까다롭고, 화약과 불꽃 제품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이날 사고 역시 공장 내 56동 세척 공실에서 미사일 고체연료 주입 과정에 사용된 작업 도구를 세척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을 세척하고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숨졌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들은 발견 당시 시신의 훼손 상태가 심해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부상자 2명 중 전신 화상을 입은 중상자 1명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상자 1명은 병원 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사고 직후 소방차 등 장비 37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며, 오전 11시 17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구조 활동에 돌입했다. 이어 오전 11시 49분쯤 큰 불길을 잡는 초진에 성공했고,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1:07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사고 현장이 국가 보호시설인 만큼, 경찰과 소방 당국은 관계자들로부터 건물 도면 등을 확보해 정밀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는 과거에도 유사한 폭발 참사가 반복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5월에는 폭발 사고로 현장에서 2명이 숨지고 치료를 받던 근로자 3명이 추가로 사망해 총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어 불과 9개월 뒤인 2019년 2월에도 공장 내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폭발 및 화재가 일어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참사 직후 한화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즉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서울 본사에서 손재일 대표이사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손 대표는 곧바로 대전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 한화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소중한 직원 다섯 분이 숨져 비통하고 안타깝다"며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죄했다. 아울러 부상자들의 치료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부 역시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긴급 지시를 통해 행정안전부, 소방청, 경찰청, 대전시 등 관계 기관에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본부에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즉시 구성하도록 지시하고 현장에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을 급파했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사고 직후 해당 공장에 전면 작업중지 조치를 내렸으며, 향후 사고가 발생한 구조적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엄정하게 감독 및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발생한 대형 참사에 정치권도 선거운동 방식을 전면 조정하며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던 선거 막판 상황에서 대형 사고가 터지자 각 후보 진영은 유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이날 오후 12시 30분 '전국 후보자 캠프 유세 전면중단 안내' 메시지를 통해 후보자들의 유세를 중지시켰다. 이에 따라 대전·충남 지역은 물론 전북 지역 등 전국의 민주당 후보들은 유세 차량 운행을 멈추고 로고송과 율동 중심의 유세 활동을 즉각 중단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SNS를 통해 선거운동 중단 소식을 알리며 신속하고 안전한 대응을 당부했고 , 박수현 충남지사 후보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국민의힘 역시 로고송 사용과 율동을 자제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는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 채 사고 수습과 철저한 조사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도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소속 후보들과 무소속 김관영 후보 선대위 등도 중앙당 방침과 입장문 발표를 통해 유세 현장의 로고송과 율동을 전면 중단하고 전화 선거운동 중심으로 전환하거나 일부 공개 일정을 취소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