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뉴스ㅣ인천=김학현 기자】
"평생 처음 바다를 봤어요." 지난 5월 영종도 봄나들이 행사에 참여한 한 중증장애인의 이 한마디는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인천광역시협회 부평구지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화려한 시설도, 넉넉한 예산도 없었다. 독립 사무실도 없고 이동지원 차량도 없었다. 하지만 부평구지회는 장애인의 삶을 바꾸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 부평구지회는 등록회원 1,277명을 중심으로 권익옹호와 복지증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전경천 지회장 취임 이후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다양한 복지·문화·권익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동안 23건 이상의 사업이 진행됐다. 짜장면 나눔 500인분, 전복죽 나눔 400인분, 비빔밥 나눔 1,000인분, 김장김치 100포기 지원을 비롯해 쿨매트와 휠체어, 반찬, 생필품 등 생활밀착형 물품 지원이 이어졌다.
단순한 생계지원에 머물지 않았다. 연극 관람과 나들이, 걷기대회, 풍물대축제,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 장애인의 문화 향유와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사업도 꾸준히 운영됐다. 특히 올해 진행된 영종도 봄나들이는 지역사회의 후원과 자원봉사 참여를 바탕으로 중증장애인 70여 명이 함께한 대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사 당일 버스와 장애인콜택시, 자원봉사 차량 등 총 18대의 차량이 동원됐으며, 왕산해수욕장과 마리나 시설을 방문하는 일정이 진행됐다. 이동의 어려움으로 평소 외부 활동 기회가 적었던 중증장애인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뒤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부평구지회는 현재 독립 사무실 없이 부평지역자활센터 내 공간을 활용하고 있으며, 정기 운영예산 역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또한 인천지역 장애인단체 가운데 회원 100명 이상 규모의 지회 중 유일하게 이동지원 차량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기업과 병원, 공공기관, 자원봉사단체 등 35개 이상의 협력기관이 후원과 연대를 이어오면서 사업이 지속될 수 있었다.
이제 부평구지회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2026년 비전으로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기부를 넘어 자립으로'다.
장애인 복지단체가 단순히 후원과 기부에 의존하는 구조를 넘어 스스로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자립형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그 중심에는 부평구 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가 있다. 센터는 지난해 건축허가 검토 393건, 사용승인 39건, 사업계획 승인 43건, 사용검사 3건, 기술상담 33건 등 총 511건의 업무를 수행했다.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적합성을 검토하는 전문기관으로서 지역 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법 개정으로 시설 설치 이후의 사후관리와 모니터링 업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열리면서 새로운 기회도 마련되고 있다.
부평구지회는 향후 사후관리 업무를 장애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중증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활동지원사업과 심리상담센터 운영 등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자립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복지서비스 제공을 넘어 장애인이 직접 사회참여의 주체가 되고 경제적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새로운 모델을 의미한다.
전경천 지회장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기회"라며 "회원 중심의 운영과 권익 증진, 자립 지원을 통해 부평구지회가 전국 장애인단체의 모범적인 자립 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평구지회가 제시한 새로운 10년의 비전은 단순한 조직 성장에 있지 않다. 권익옹호에서 복지, 문화활동에서 일자리 창출까지.
장애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 그것이 부평구지회가 꿈꾸는 진정한 자립의 길이다.
'기부를 넘어 자립으로.' 그 구호가 단순한 비전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지, 부평구지회의 다음 10년이 주목받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