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ㅣ인천=정병길 기자】 인공지능(AI)이 산업과 행정, 교육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인천에서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국제표준에 따라 검증할 전문인력 네트워크가 출범해 주목된다.

▲ 2026년8월28일 열린 「ISO 42001 AIMS AI 인증 국제심사원 자격증 수여식」 참석자 단체사진. (사진=한국기업인증원 제공)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고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이른바 ‘AI기본법’이 2026년 7월 21일부터 시행된 상황에서, AI의 기술적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와 보안, 개인정보, 책임체계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전문심사 역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네트워크에는 단순한 AI 기술 전문가를 넘어 교육과 산업안전, 노무, 제조, 정보기술(IT), 국방, 경영, AGI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향후 공공기관과 기업, 교육기관의 ‘책임 있는 AI’ 도입을 지원할 융합형 전문인력 기반이 마련됐다.
국제표준으로 AI 위험 관리…전문심사원 양성 본격화
이번 전문인력 구축의 중심에는 국제표준 ISO/IEC 42001:2023 인공지능경영시스템(AIMS)이 있다.
한국기업인증원(KOCI)이 주관한 국제심사원 과정은 지난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진행됐다.
교육은 ISO 27001:2022 정보보안경영시스템(ISMS), ISO 27701:2025 개인정보보호경영시스템(PIMS), ISO 42001:2023 인공지능경영시스템(AIMS)을 연계해 진행됐다.
특히, 심사원의 기본 자질을 비롯해 ▲부적합 판별 ▲심사보고서 작성 ▲심사 의사소통 ▲Case Study ▲Role Play 등 실제 인증심사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됐다.
이어 지난 8월 28일 ‘ISO 42001 AIMS AI 인증 국제심사원 자격증 수여식’이 열리면서 교육과 자격 취득을 거친 전문가들이 본격적인 활동 기반을 갖추게 됐다.

▲ 2026년8월15~17일 진행된AI 전문가 국제심사원 특별 자격과정(ISO 27001·27701·42001) 교육 현장. (사진=한국기업인증원 제공)
AI 전문가만이 아니다…노무·안전·제조·국방 전문가까지 참여
이번 국제심사 전문가 그룹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참여자의 전문영역이 AI 기술 분야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 과정과 자격 수여식에는 정재수 산업안전전문 공학박사, 김형주 AI 공학박사, 정종우 경영공학박사, 김문선 공인노무사, 이성철 전 육군 제17사단 대령·감사실장, 김재형 ISO 국제선임심사원 등이 참여했다.
또한 김원희 ㈜땡스티에듀 대표이사, 안지훈 서울대 금속공학 석사, 연우재 AX 산업안전 선임연구원, 강현신 ㈜미라클에이지아이 대표이사, 장태검 성공회대 석사, 박형준 ㈜한국기업인증원 대표이사 등이 함께했다.
이처럼 교육과 노동·노무, 산업안전, 제조, IT, 국방, 경영, AGI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것은 향후 AI 위험관리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I 사고와 위험이 단순히 알고리즘의 정확도나 성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 데이터, 개인정보, 보안, 산업안전, 의사결정 과정과 책임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I를 ‘얼마나 잘 만드는가’뿐 아니라 ‘누가, 어떤 절차와 책임 아래 안전하게 운영하는가’를 검증하는 전문성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도입 경쟁’에서 ‘책임 있는 AI 운영’으로
이번 전문가 네트워크 출범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AI 산업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2026년 반도체·피지컬AI·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대도약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하고 있다.
AI가 산업과 공공서비스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수록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책임 주체와 통제 절차를 명확히 하는 AI 거버넌스 체계 역시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AI기본법은 생성형·고영향 AI의 투명성 확보와 함께 일정 규모 이상 AI의 수명주기 위험 식별·평가·완화, 고영향 AI의 위험관리와 사람에 의한 관리·감독, 문서화 등의 관리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AI 도입 여부’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AI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인천, 993억 규모 AI·디지털 혁신…‘검증체계’ 중요성 커진다
이 같은 흐름은 인천지역의 AI 정책과도 직접 연결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천광역시는 「2026년 지능정보사회 실행계획」을 통해 총 993억 원 규모의 AI·디지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업무 혁신과 데이터 행정 고도화, 디지털 안전 강화, 시민 체감 서비스 확대 등이 주요 과제다.
AI가 행정 의사결정과 시민 서비스에 보다 깊숙이 활용될 경우 데이터 품질이나 개인정보 유출, 보안 문제뿐 아니라 AI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대응과 책임 소재도 중요한 정책과제가 된다.
이에 따라 AI 시스템 구축과 함께 객관적으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정재수 AI미래위원장 관련ISO/IEC 42001 국제심사원 자격 수여 기념사진. (사진=한국기업인증원 제공)
인천교육청 ‘읽걷쓰AI’ 확대…학생 데이터·AI 편향 관리도 과제
교육 분야에서도 AI 활용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보도자료는 인천광역시교육청이 2026년 ‘인천AI 교육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읽걷쓰AI로 학생성공시대 완성’을 비전으로 8대 정책 100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 생성형 AI와 AI 기반 학습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학생 데이터 보호와 AI 생성정보의 투명성, 알고리즘 편향과 오류, 교사의 인간적 관리·감독, 교육목적에 적합한 AI 활용 여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특히, 교육 분야는 AI의 판단과 결과가 학생의 학습과 진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도입과 함께 별도의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SO/IEC 42001, ‘책임 있는 AI’ 위한 국제적 관리 기준
전문가 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ISO/IEC 42001:2023은 조직이 AI를 책임 있게 개발하고 도입·운영하기 위한 인공지능경영시스템의 수립과 실행, 유지, 지속적 개선 요구사항을 제시한 국제표준이다.
AI 거버넌스를 비롯해 위험평가와 위험처리, 조직 내 역할과 책임, 운영통제, 모니터링과 개선 등을 조직 차원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ISO/IEC 42006:2025는 AIMS를 심사·인증하는 기관과 심사인력이 AI 특유의 윤리와 데이터 품질, 위험, 투명성 등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다.
AI기본법 시대에는 기업이나 기관의 자체 선언만으로 AI의 신뢰성을 담보하기보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실제 현장에서 위험관리와 데이터, 보안, 투명성, 책임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과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그룹은 특히 시민과 학생, 근로자의 권리와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공·교육·고영향 AI 분야에서 ISO/IEC 42001 기반의 독립적인 제3자 심사체계를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안·개인정보·AI 거버넌스 ‘통합 검증’ 추진
전문가 그룹은 앞으로 ISO/IEC 42001을 중심으로 ISO/IEC 27001 정보보안경영시스템과 ISO/IEC 27701 개인정보보호경영시스템을 연계하는 통합형 검증체계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만 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수집되고 활용되는지,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되는지, 보안체계는 갖춰졌는지, 사람이 적절하게 AI를 감독하고 있는지, 사고 발생 시 대응체계가 작동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교육과 국제심사원 자격 수여를 통해 기업과 공공기관의 AIMS 도입·평가와 인증심사 대응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 기반도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를 토대로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교육·산업 현장에서 책임 있는 AI 도입을 지원하고 ▲사전진단 ▲AI 위험관리체계 구축 ▲내부 점검 ▲독립적 제3자 심사 준비 등으로 이어지는 실무지원 체계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가 AI 정책과 국제표준을 지역 현장에 접목해 인천을 단순히 ‘AI를 잘 쓰는 도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를 신뢰할 수 있게 운영하고 검증하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