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의 뜻을 다시 기리며
권영심 ( 2025,10,3 )
10월 3일은 '하늘이 열린 날'이란 의미의 개천절이다. 한강토의 국조, 단군왕검이 신시에서 나라를 여시니 고조선이요, 진정한 국가로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날이 역사학 적으로 정확하게 입증 된 날은 아니다.
정확한 역법이 생기기 전의 고대 국가의 시작을, 날짜까지 바르게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왜 10월 3일이 단군조선의 시작이라고 단언하고 그 시작한 날을 개천, 하늘이 열린 날이라고 하는가?
고대로부터 가을의 추수가 끝난 10월은 가장 상서롭고 풍요로 운 달이었으며, 부족국가들의 감사 의식이 시월 상달에 가장 많이 열렸다. 민간에서도 감사의 의례를 올리는 제사가 많았으나 왕실의 제사도 시월 상순에 많이 열렸다.
한강토의 많은 부족국가, 옥저, 예맥, 부여, 마한, 진한, 변한, 가야, 읍루, 예맥, 동예, 그리고 고조선 등의 나라들은 수렵시대가 끝나고 농업국가로서의 기반을 닦으며 각자의 제천 의식을 올렸다.
모든 것을 하늘의 조화에 맡길 수 밖에 없는 백성들의 의례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부여의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명, 삼한의 계절제, 신라의 팔관회와 원구제, 등 시월은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달이었다. 우리나라는 어느 종교가 정한 무엇이라도 국가 제례의 개념으로 삼지 않으나 예외가 있으니 대종교이다.
대종교는 독립운동가이자 민족학자인 홍암 나철이, 1909년 조직한 국가정신을 모태로 하는 종교이다. 그 국가정신의 모태 는 '홍익인간'이며 교조가 바로 단군왕검이다.
단군을 천신으로 받드는 정신은 수 천 년 동안 맥을 잃어버리지 않고 이어져 왔으나, 그것을 종교로 만들어 민족 정신을 바로 세우겠다고 주창한 인물이 나철이었다. 대종교에서는 '중광'이 라고 표현한다.
처음엔 단군교 였으나 1910년 8월에 대종교로 바뀌었다. '종'의 뜻은 상고신인이며 한인, 한웅, 한검이 삼위일체로 혼연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배님이라고도 부른다. 예전에는 대종교와 같이 음력 10월 3일에 개천 행사를 치루었으나 양력 10월 3일로 고정되었고, 법정공휴일이다.
그러나 대종교에서는 여전히 음력 10월 3일에 강화도 마니산에 서 큰 의례를 올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종교에서 정한 날을 개천절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역사적인 의미와 존재를 이해하지 못 하는 오류의 시각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정확성과 정직한 기록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된 기록인데 태조실록에, '단군은 동방에서 첫 천명을 받은 임금이 시니 때가 되면 평양부에서 그 제사를 모시게할 것입니다.'라는 기록이 존재한다.
어떤 이름으로든지 이 한강토의 제천 의식은 수 천 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근대에 이르러 일제강점기에도 민족 정기를 고취하자는 의미의 개천절을 기념하자는 논설이 1909년 12월 21일에 '단군성조제일,이란 이름으로 황성신문에 실렸다.
오늘 우리가 이 날을 단군의 정신을 이은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운 날을 기념하는 동시에 나라의 건국일로 인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건국절로 하자는 말이 있으나, 항상 주장하듯이 나라와 국가는 다름이니, 건국절은 의미없다.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뜻의 개천은 수 많은 뜻이 있겠으나 진정 으로 취해야할 한 가지 뜻은,문명이 시작되고 하늘의 이치와 도리를 만 백성이 알게 되었으니 감사하다라는 것이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야만의 수렵시대가 끝나고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의 의미가 분명해지고, 그 가족들이 부족을 이루어 국가가 되었으니,이치와 도리를 아는 문명의 나라를 이루에 되었다. 어찌 하늘이 열리는 날이 아니겠는가? 오늘 개천절을 맞아 온 마음으로 감사하며 한강토의 안녕을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