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0 (토)
이광복 단편 소설 “당산(堂山)” 당산(堂山) 우리 고향 원증산 마을에는 당산이 있었다. 시루봉에서 마주 보이는 산이었다. 야트막한 그 야산에는 둥그렇게 세운 토담 벽에 볏짚이엉으로 지붕을 덮은 산제당이 있었다. 당산이라는 산명도 사실은 그 산제당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산제당 언저리에는 왕소나무 몇 그루가 드문드문 서 있었다. 당산 끝자락과 대식이네 뒤꼍 대나무 울타리 사이로 좁다란 샛길이 나 있었다. 산제당에서 멀지 않은 당산 너머 새뱅이 쪽 후미진 곳에는 상여집이 있었고, 그 밑으로는 몇몇 밭뙈기와 용보들까지 이어지는 크고 작은 논배미들이 조각보처럼 올망졸망 흩어져 있었다. 용보들은 마을 앞을 지나면서 시루봉을 끼고 돌아 구례들로 이어지고 있었다. 내가 종가의 후사, 즉 (큰)아버지 내외분 슬하로 출계하여 자라난 양가는 앞재너머 말랭이 시루봉 들머리에 있었다. 우리 집에서 바라보면 당산과 용보들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었다. 산제당은 나지막한 단칸 초막이었다. 주먹만 한 돌멩이와 깨진 사발 굽 따위가 듬성듬성 박힌, 볏짚 여물까지 뒤섞인 토담 벽 한쪽 모서리에는 대나무와 갈대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덜렁덜렁하는 문짝이 달려 있었다. 대개 산제당이라면 산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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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년 09월 20일 13시 1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