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
우리들은 무엇을 명품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뛰어 나거나 이름이 널리 알려진 무엇을 말한다. 기성품이 대세를 이룬 이 시대에, 수공업품만이 명품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아예 그 흔한 명품 하나도 만져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값비싼 원재료와 수 십 년 간의 내공이 길러진 장인이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명품인 것에는 틀림없다. 거대한 공장 을 세워놓고, 그 안에서 수 천명의 기술자들이 만들어내어, 로고 만 붙여 세상에 내어놓는 오늘날의 명품 업체들은 스스로의 이름 에 먹칠을 하고 귀하게 얻은 퀄리티를 스스로 부수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얼마 전의 뉴스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명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들으면서 올 것이 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연한 일이다. 원자재의 수 십 배의 이윤을 붙이는 것을 용납해 주는 단 하나의 이유! 명품으로서의 희소성을 이미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향수나 화장품도 명품이 많지만 그 이름값을 하기 위한 공정이 워낙 까다롭다. 그렇다면 그것들보다 수 십 배는 비싼 각종 사치용품은 그에 걸맞는 당당한 수제기술자가 그 회사에 있어야 만 한다. 그 사람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들어내야만 명품이다.
그러나 현재의 유명한 명품 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에 공장을 세워서, 유명해진 이름만 내걸어, 중국인 노동자가 드르륵 박아 내는 가방과 옷들이 한국에 넘쳐나는 이 실정은 그들이 명품의 가치를 저버렸다는 말이 된다.
세계의 이름난 명품들의 가장 큰 조건은 아무리 비싸도,아무리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도 그 나라에서 그 가문에 속한 사람들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 땅,그 가문의 사람들이 만들기에 그 이름이 붙을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복의 일습 중에 조바위가 있다. 요즘은 돌잔치에 아기들이 쓰는 것으로 알지만 원래 조바위는 한복의 중요한 치레 였다. 남자들의 갓처럼 여자들의 한복 성장엔 반드시 아얌이나 조바위가 필요했고 요즘도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기성품은 오륙만원 하는데 장인이 직접 만들어낸 조바위 하나는 백만원이 넘는다. 겉보기엔 거의 똑같다. 뭐가 다른지 처음 보는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곧 그 차이 를 알아낸다.
전체 비단의 품질과 공그려진 곡선의 섬세한 이음새,수놓여진 모양새와 늘어진 매듭술과 새겨진 구슬들의 모양새가 기성품과 구별이 가능하다. 그 작은 모자 하나 만들기 위한 공력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지 아는 사람은 안다.
나는 어릴 때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한복을 많이 입었는데 치레 치장이 참 많았었다. 시장 안엔 한복 골목이 따로 있었고 그 곳의 아주머니들이 전부 장인이었다. 조바위,아얌,풍차,남바위, 토끼털토시,복주머니와 긴 댕기들이며 못 만들어내는 것이 없었 다. 꽃신과 노리개외엔 다 만들었다.
나는 그것들을 다 입고 쓰고 했으니 나야말로 명품족이다. 토끼털을 두른 긴 토시에 양손을 넣고 한복 두루마기에 남바위를 쓰고 나서면 눈 길이 두렵지 않았다. 그 당시엔 다 맞춤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오늘날엔 한복 한 벌의 맞추는 값도 일이백이 홋가하니 나같은 가난뱅이는 있는 한복을 소중히 여기고 조바위는 기성품을 쓴다. 내가 만약 부자가 된다면 무엇보다 만들고 싶은 것이 조바위와 풍차모자,토끼털토시이다.
두루마기에 이것들만 착용하면 겨울 추위도 아랑곳 없다.
그런데 굳이 장인의 작품을 만들고자 이유는 그것이 진정한 명품 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손으로만 만들어 완성시키는 그 고운 명품을 꼭 가지고 싶다.
나는 명품이 가지는 그 뜨겁고도 치열한 사람들의 스토리텔링을 좋아하기에 참 많이 공부하고 구경하고 찾아 보았다. 서울에 살 때는 명품관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즐겼는데 점원들 그 누구도 내게 함부로 하지 못 했다.
명품 하나 휘두르지 않았으나 내 차림은 패셔느블했고 태도는 당당하고 눈빛은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사고싶은 욕망이 없고 가지지 못한 안타까움이 없는,그저 아름다운 것을 눈에만 담아 즐기는 사람은 여유가 있어 그 누구에게도 당당하다.
필연적으로 우리나라의 고급 매장에서 사라질 명품들이 나는 보인다. 이제 무조건 사재끼는 호갱 손님으로서의 한국은 아니게 될 것임에 미소짓는다. 명품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시장의 천 원짜리 물건도 명품으로 보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