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뉴스] 국립박물관이 ‘케데헌(K-pop Demon Hunters)’ 흥행 열풍에 힘입어 2025년 8월 굿즈(브랜드 문화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관람객 수도 연말까지 약 6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3대 박물관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김교흥 의원(인천 서구갑)은 15일 국립박물관이 지난 8월 한 달간 52억7,600만원의 굿즈 판매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억4,200만원) 대비 2.5배 늘어난 규모다. 김 의원은 “K-컬처 열풍 속 한국을 소재로 한 콘텐츠에 전 세계가 주목하면서 국립박물관 기념품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케데헌의 흥행이 박물관 방문객 급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문화와 현대적 상상력을 결합한 이 작품은 해외 팬덤을 중심으로 ‘성지 순례’ 수요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 1~8월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은 432만8,9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244만명)보다 77.5%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약 650만명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박물관 역사상 전례 없는 수치다.
김교흥 의원은 “연간 관람객 650만명을 달성하면 파리 루브르박물관(874만명), 바티칸박물관(683만명)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게 된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명실상부한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념품숍 확대, 어린이박물관 신축 등 관람환경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는 ▲1위 파리 루브르(874만명) ▲2위 바티칸(683만명) ▲3위 런던 대영박물관(648만명) ▲4위 뉴욕 메트로폴리탄(573만명) ▲5위 런던 테이트모던(460만명) 순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650만명을 달성하면 런던 대영박물관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르게 된다.
굿즈 매출의 급성장은 단순한 관광 수익을 넘어 K-컬처의 문화 확산 효과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에서는 전통문양을 활용한 패션소품, 한국 신화를 모티브로 한 피규어, ‘케데헌’ 협업 상품이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국립박물관 굿즈는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전통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공사례를 뷰티, 푸드, 엔터 산업에도 접목해 K-컬처 300조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관람객 수에 비해 전시·편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전시관과 특별전시실은 이미 포화상태에 가깝고, 기념품 구매를 위한 대기 줄이 30분 이상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 전용 전시공간 확충, 온라인 굿즈 플랫폼 강화, 외국인 관람객 전용 안내 시스템 보강 등을 추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K-컬처와 결합한 전통문화가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관람객 편의를 높이고, 굿즈 산업을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흥행 효과를 넘어, 한국 박물관 산업이 글로벌 문화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람객 650만명 시대와 굿즈 매출 급성장은 한국 문화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