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매일뉴스】 김학현 기자 = 인천시 계양구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지역 정책에 담아내기 위해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계양구(구청장 윤환)는 지난달 30일 구청 신비홀에서 ‘2025년 계양구 청소년참여위원회 워크숍 및 제2차 정기회의’를 열고, 청소년이 직접 지역사회를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현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계양구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 16명이 참석했다. 오전에는 ‘주민참여예산제도 교육’이 진행돼 청소년들이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 그리고 구정 운영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은 단순한 제도 설명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이 직접 구 예산 편성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통해 위원들은 구체적인 행정 절차 속에서 청소년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확인했다.
오후에는 계양구 대학생 멘토단 3명이 함께해 진로·복지 분야를 주제로 한 지역사회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이어 청소년들은 소그룹별 토의를 통해 생활 속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위원들은 청소년 문화공간 확충, 학업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심리 상담 지원, 지역사회 진로 탐색 프로그램 강화 등 다양한 주제를 제안했다. 또 청소년 복지 사각지대 해소, 친환경 캠페인 확대, 취약계층 학생 대상 장학 지원 사업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다뤘다.
소그룹 토의 이후에는 각 팀이 발표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공유했다. 일부 위원은 제안된 정책이 실제로 예산과 행정에 반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제도적 한계와 보완책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계양구는 이러한 과정을 단순한 모의 참여가 아닌, 실제 정책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있다. 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 제안된 의견은 향후 구정 운영에 참고 자료로 활용되며, 일부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도 검토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지역 청소년이 스스로 정책을 고민하고 제안하는 중요한 통로”라며 “이번 워크숍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이 실제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청소년이 주도하는 정책 참여는 단순히 세대의 목소리를 담는 것을 넘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행정적 뒷받침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환 계양구청장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정책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지역사회 민주주의를 심화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청소년 주도 정책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의 권익 증진과 참여 확대를 위해 운영하는 제도적 기구다. 위원회 위원들은 공모를 통해 선발되며, 연중 정기회의와 각종 워크숍, 정책 제안 활동에 참여한다.
계양구 청소년참여위원회는 단순한 형식적 기구를 넘어 청소년의 정책 역량을 키우는 ‘정책 실험실’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는 매년 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정리해 구정에 반영하고,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참여 경험이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 될 뿐 아니라, 지역사회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지역사회의 청소년 정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위원회의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 정책 연구자 김지훈 박사는 “위원회가 단순한 의견 수렴 기구에 머무르면 한계가 있다”며 “청소년들의 제안이 구체적인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예산 반영 구조와 피드백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계양구는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구의 정책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연계 구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