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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매일뉴스 권영심 논설위원 칼럼] 인종차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매일뉴스]

요즘 핀란드사태로 말들이 많다. 핀란드의 최고 미인(그 수준이 미인이라니 의아하지만)이 인종차별을 시전해서 단번에 타이틀이 박탈되었다. 여기에서 끝났으면 핀란드는 인종 차별에 대해 가차없는 벌을 가하는,멋진 나라로 등극했을텐데 어쩌자고 국회의원들이 그녀를 지지하고 눈찢기를 단체로 해버렸다.

 

헤프닝으로 끝날 일을,모자란 인간들이 국가적 스캔들로 만든 것이다. 눈찢기는 유럽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시전하는 대표적인 행위이다. 동양인의 눈은 단꺼풀에 가늘고 긴 것이라 는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미인은 중국인과 식사중이라면서 눈찢기를 했으니 표면적으 로는 중국인을 비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요즘같은 실시간 글로벌 시대에 바로 퍼진 그 영상에 일본인이 먼저 벌컥!했고 담당자는 계정을 삭제했다.

 

사과가 아니라 무시하는,뇌가 1990년에 정지되어 있는 이 행동 으로 한중일이 꿈틀거렸고,심상찮은 기류를 느낀 핀란드총리가 발빠르게 사과문을 올렸는데,이 사과문이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불과 이십여년 전에 이런 일이 생겼다면 핀란드총리는 당사자국 인 중국에만 사과문을 올렸을 것이다. 그 당시 유럽인 대부분의 비뚤어진 세계관은 그나마 중일만 아시아의 국가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안중에도 없었다.

 

설령 그녀가 한국인을 바로 겨냥했어도 핀란드의 누구도 사과를 하지 않았을 것이 자명하다. 코리아의 세계적인 인지는 미미했고 유럽인들은 한국을 멸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개한 아시아 의 토인...그 정도였다.

 

그러나 2025년의 오늘날,총리는 가장 먼저 한글로 번역된 사과 문을 올렸다. 케이문화가 만들어낸 국격 앞에 세계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게 되는 이 일에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뿌듯해지면서도 서러운듯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이러한 존중을 받지 못 했던 지나간 한강토인들 의 모든 선조들의 굴욕의 고통에 공감했다면 내가 지나친 것일까?

 

그러나 그런 우월관이 지난 세기에는 당연했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정말 놀랍게도 다른 인종에 대한 경멸이나 차별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니라고 부인하지 만 각자의 마음속에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있다.

 

사람마다의 인권과 세계관이 존중되는 이 시대에 섣부른 차별은 핀란드 사태처럼 놀라운 스캔들이 되어 버린다. 그러기에 유명인이나 부자들의 저속한 손짓이나 사소한 행동이 비난과 지탄의 수준을 넘어 바로 망쪼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인류를 향한 진정한 존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인류의 영원한 불행이다. 내 형제조차도 다른 것을,다르기에 이 세상이 지탱되어 올 수 있었음을 모른체 하는 것은 인류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류는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있는 곳에 맞게끔 진화되었고 오늘에 이르렀다. 두발과 눈동자의 색깔,피부 빛깔까지도 진화 의 흔적이다. 무엇이 우월하고 저열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인간에 대한 모독이라는 말이다.

 

서로를 몰랐기에 견제하고 질시할 수는 있으나 알면서도,배웠으 면서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신이 저열한 존재라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흰 피부기에 백인이라고 하지만 눈부신 백설같은 피부는 오히려 한국인이 가졌고 그것은 옛 문헌에서도 증명된다. 유럽인은 홍색 피부가 일반적이다. 홍채의 다름도 유전자의 발현일뿐, 그 어떤 색도 우월하지 않다.

 

동양사를 공부하는 영국인이 이렇게 말했다.

 

"너무 부끄럽다. 켈트족이 짐승 가죽으로 몸을 가리고,개를 끌어 안고 추위를 녹일 때에, 중국과 한국엔 이미 심오한 정신문화가 일반 백성들에게도 있었어..."

 

다름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것은 다른 것일뿐, 차별의식이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교양으로 녹여 나가야 한다.
드러내는 인종차별은 자신이 저급한 존재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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