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매일뉴스】 김학현 기자 = 인천 서구(구청장 강범석)가 지역 내 등록 뇌병변 장애인을 대상으로 제빵 프로그램을 개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구는 지난 2일 ‘장애인 제빵(베이킹) 교실’의 첫 수업을 시작했으며, 오는 9월 한 달간 매주 화요일 총 5회 과정으로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뇌병변 장애인의 손동작과 소근육을 활용한 활동을 통해 재활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단순한 요리 체험을 넘어 창의성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과정이 기획되어, 참여자와 가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의 과정은 다양한 메뉴를 직접 만들고 시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으로는 ▲화분 컵케이크 만들기 ▲상큼한 과일 타르트 만들기 ▲귀여운 동물 케이크 만들기 ▲달콤한 아이싱 쿠키 만들기 ▲부드러운 고구마 케이크 만들기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강의는 전문 제빵 강사의 지도 아래 체계적으로 이뤄지며, 재료 손질부터 장식까지 모든 과정을 참여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장준영 서구보건소장은 “이번 제빵 교실은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손을 움직이며 신체적·정신적 재활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참여자들이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구는 뇌병변 장애 특성상 일상생활에서의 활동 제약이 크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프로그램을 사회적 참여 기회 확대와 정서적 치유 효과를 목표로 기획했다. 실제로 뇌병변 장애인은 사지 운동 장애로 인해 세밀한 손동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제빵 교실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체험을 넘어, 재활훈련의 일환이자 공동체 활동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서구는 제빵 교실이 단기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역사회 내 자조모임이나 동호회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구 관계자는 “참여자들이 과정에서 느낀 즐거움과 성취감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장애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관내 등록 뇌병변 장애인은 서구보건소 물리치료실(☎032-718-0735~6)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선착순 모집 방식으로 운영되며, 참여자는 재료비 일부만 부담하면 된다.
서구는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장애인 맞춤형 문화·여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강범석 구청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와 여가에서의 기회 보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의 사회참여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빵 교실이 장애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에서 함께 모여 활동하는 경험이 자존감과 소속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나아가 가족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서구보건소는 이번 프로그램의 효과를 면밀히 평가해, 향후 뇌병변 장애인뿐 아니라 발달장애인, 지체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층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역 내 복지관,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 운영 모델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장애인 제빵(베이킹) 교실’은 장애인이 단순히 복지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서 참여하고 성취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나 전시회와 연계될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